2026-03-26 · Blackboard
2026 온체인 거래 현황: 인프라는 갖춰졌고, 남은 건 접근성이다
온체인 거래, 틈새에서 본류로
2024년 기준 DEX(탈중앙화 거래소)의 현물 거래량 비중은 약 7%였다. 2026년 초 이 수치는 13.6%로 올라왔고, 2025년 6월에는 순간적으로 37.4%를 찍었다.
완만한 증가 추세가 꺾이고, 가속 구간에 진입한 모양새다.
DEX 현물 거래량은 월 $95B에서 $231B로 2배 넘게 뛰었다. PancakeSwap과 Uniswap은 글로벌 현물 거래소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Bitget, OKX, Coinbase, Upbit보다 위다. 다만 이건 현물만 놓고 본 이야기다. 본 게임은 파생상품 쪽에서 벌어지고 있다.
Perpetual(무기한 선물): $12조 규모의 온체인 시장
Perpetual DEX 거래량은 2025년 한 해 $12.09조를 기록했다. 역대 전체 Perp DEX 누적 거래량의 65%가 단일 연도에 쏟아진 것이다. DEX 대 CEX 무기한 선물 비율은 6.3%에서 18.7%로, 3배가 뛰었다.
2025년 10월에는 온체인 무기한 선물 거래량이 사상 처음으로 단월 $1조를 돌파했다. 일일 피크는 약 $97B. 이 성장의 대부분을 한 프로토콜이 끌어올렸다.
Hyperliquid다.
Hyperliquid: 10명이 만든 퍼프 시장의 지배자
Hyperliquid는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 피크 일일 거래량 $32B — 주요 CEX에 필적하는 수치
- 30일 무기한 선물 거래량 $1.78조
- 2026년 3월 기준 TVL $4.5B
- 활성 트레이더 229,000명, 총 사용자 140만 명
- 주간 수수료 $14M — 24시간 연환산 기준 $747M
거래량만이 포인트가 아니다. VC 투자 한 푼 없이 자체 자금으로 구축한 풀 온체인 오더북(Order Book)이 CEX 수준의 체결 성능을 달성했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3년 전만 해도 업계 대다수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던 것을, 10명짜리 팀이 마케팅 예산 제로로 해냈다. 현재 CEX 포함 글로벌 무기한 선물 거래소 톱 10에 들어가 있다. 기존 상식을 뒤집은 사례다.
Bybit 해킹: $1.4B가 남긴 질문
2025년 2월 21일, Bybit의 멀티시그 콜드월렛에서 $1.4B가 빠져나갔다. FBI는 북한 Lazarus Group의 소행으로 확인했다.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이자, 전년도 전체 해킹 피해액의 절반을 넘기는 금액이다.
지난 1년간 CEX 해킹 피해 총액은 $2B를 초과했고, 71%가 Bybit 단건에서 나왔다.
이 사건은 Bybit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업계 전체가 마주한 질문은 하나다. 수십억 달러의 사용자 자금을 왜 아직도 중앙화 수탁자에게 맡기고 있는가. 비수탁형 거래(Non-Custodial Trading)는 이제 철학적 선호가 아니다. 리스크 관리 차원의 선택이다.
Prediction Market(예측 시장): PMF를 증명하다
Polymarket은 예측 시장이 크립토 장난감이 아니라는 것을 숫자로 보여줬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3.3B 이상의 거래량을 터뜨린 뒤, 지정학·스포츠·매크로·대중문화로 빠르게 외연을 넓혔다.
2026년 초 성적표:
- 2026년 2월 월간 거래량 $7B (역대 최고)
- 일일 피크 거래량 $425M
- 활성 트레이더 450,000명 이상
Polymarket과 Kalshi가 예측 시장의 85-90%를 쥐고 있다. 실험이 아니라, 하나의 자산 클래스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RWA(실물자산 토큰화): 월스트리트가 온체인으로 들어온다
RWA(Real-World Asset) 토큰화 규모는 2025년 3분기 $30B를 넘겼다. 3년간 380% 성장. 구성 비율이 누가 이 시장을 주도하는지 말해준다.
- 토큰화된 사모 신용 $17B
- 토큰화된 미국 국채 $7.3B
- 원자재 및 기관 펀드 $2B 이상
2026년 말 전망치는 $100-200B, Standard Chartered는 2034년까지 $30조를 추산한다.
숫자 자체보다 참여 주체가 중요하다. BlackRock과 Franklin Templeton이 온체인에서 국채를 토큰화하고 있다. "크립토는 장난감"이라는 내러티브는 사실상 소멸했다.
규제: CEX에는 조이고, DeFi에는 열린다
2025-2026년 규제 지형은 묘한 역설을 만들어냈다.
CEX에 대한 압박은 전례 없는 수준이다. DOJ는 AML 위반으로 OKX에 $500M 이상을 물렸다.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Coinbase Europe에 2,150만 유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일본 FSA는 Apple과 Google에 미등록 거래소 앱 5종(Bybit, MEXC, Bitget, KuCoin, LBANK) 삭제를 요청했고, 말레이시아는 Bybit의 미등록 운영을 단속했다.
반면 미국은 방향이 다르다. SEC가 Binance·Coinbase·Kraken 등 10개 크립토 기업에 대한 소송을 철회하거나 보류했다.
규제가 크립토를 죽이는 게 아니다. 활동을 온체인으로 밀어내고 있을 뿐이다. 비수탁형 프로토콜은 전통적 라이선스 체계 바깥에서 돌아간다.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 트레이더도 규제가 덜한 쪽으로 이동한다.
접근성이라는 마지막 병목
온체인이 이기고 있는 이유는 이념이 아니라 성능이다. DEX 거래량이 느는 건 크립토 맥시멀리즘 때문이 아니다.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투명하며, 이제는 CEX보다 안전하기까지 하다.
인프라 병목은 해소되었다. Hyperliquid가 온체인에서도 CEX급 성능이 가능함을 증명했고, Polymarket이 비금융 활용 사례의 PMF를 확인시켰으며, RWA가 기관의 참여 의지를 보여줬다.
남은 병목은 하나, 사용자 경험이다. 프로토콜은 있다. 유동성도 있다. 빠진 퍼즐은 이 모든 것을 다음 백만 명의 트레이더에게 — 그리고 그들을 대신할 AI Agent(에이전트)에게 — 접근 가능하게 만드는 인터페이스 계층이다.
Blackboard(블랙보드)가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